9월 11일 금요일 밤 9시 30분, 미국 8월 소비자물가가 나옵니다.
저는 이 날짜를 “피하는 날”로 알고 있었습니다. 발표 나오면 금이 크게 튀니까 포지션 들고 넘기지 말라고요. 다들 그렇게 말하죠.
그래서 세어봤습니다. MT5에서 금 일봉을 2년치 받아, 지난 CPI 발표일 23번이 실제로 어땠는지 하나씩 봤습니다.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점선이 평상시 중앙값 1.72%입니다. 발표일 23번 중 15번이 그 아래였습니다.
평균으로 봐도 마찬가지고요.
| 금 하루 변동폭 | CPI 발표일 (23일) | 그 외의 날 (489일) |
|---|---|---|
| 평균 | 1.85% | 2.03% |
| 중앙값 | 1.52% | 1.72% |
| 가장 컸던 날 | 2026-06-10 · 4.49% (그날 종가 −4.46%) | |
| 가장 조용했던 날 | 2025-08-12 · 0.84% (그날 종가 +0.16%) | |

방향은 어떨까요. 그것도 안 됩니다.
23번 중 그날 금이 오른 날이 12번, 내린 날이 11번입니다. 동전 던지기와 다를 게 없죠.
여기서 멈췄으면 틀린 글이 될 뻔했습니다
“발표일은 생각보다 안전하다”로 끝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걸리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발표 때마다 차트가 세로로 찢어지는 걸 저는 분명히 봤거든요. 그게 왜 하루 단위로는 안 보이나.
그래서 시간봉을 열었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일인 8월 12일입니다. 발표 직전 한 시간 동안 금은 9달러 움직였습니다. 발표가 나온 한 시간에는 51달러가 움직였고요.
5.6배입니다. 그런데 진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그 한 시간 안에서 금은 먼저 4,387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4,438까지 올라가 고점 근처에서 끝났습니다. 아래로 25달러, 위로 51달러. 한 시간에 양쪽을 다 찍은 거죠.
매수로 들어가 있었다고 해보죠. 방향은 맞았습니다. 그런데 손절을 25달러 안쪽에 뒀으면 먼저 털리고 나서 가격이 원래 가려던 데로 갔습니다.
하루로 재면 왜 안 보이나
쉽게 말하면 자가 너무 굵어서 그렇습니다.
하루 종일 온도가 5도쯤 오르내린 방이 있다고 해보죠. 그 방에서 딱 한 시간만 20도가 튀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평균 온도만 적어두면 그 한 시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금도 똑같았습니다. 발표일 하루가 조용해 보인 이유는 나머지 23시간이 평소보다 더 잠잠했기 때문이더군요. 다들 발표를 기다리느라 안 움직인 겁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 보는 단위 | 결론 |
|---|---|
| 하루 | 발표일이 평상시보다 조용하다 (23번 중 15번) |
| 한 시간 | 발표 봉 하나가 직전 봉의 5.6배, 그 안에서 위아래를 다 찍는다 |
그러니 “CPI 날은 위험하다”는 말은 하루를 두고 하면 틀리고, 그 한 시간을 두고 하면 맞습니다.
여기까지가 이 집계의 한계입니다
시간봉은 표본이 한 번뿐입니다. MT5가 “최근 몇 개”까지만 시간봉을 내주는 구조라 8월 12일보다 앞은 못 받았습니다. 51달러라는 숫자는 통계로 읽지 마시고 사례 하나로 봐주세요.
일봉 23번은 통계로 봐도 됩니다. 다만 2년치고, 하필 그 2년이 금이 2,500달러에서 5,000달러까지 두 배가 된 특수한 구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0월분은 아예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자료 수집이 막혔거든요. 그 달은 빼고 셌습니다.
앞으로 발표가 있을 때마다 그날 시간봉을 받아 쌓아두겠습니다. 한 해쯤 지나면 이것도 통계가 됩니다.
그래서 9월 11일에는 무엇을 보나
먼저 날짜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얼마 전 “CPI가 금리 정하는 날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많이 헷갈리는 지점이라서요.

| CPI 발표 | FOMC 금리 결정 | |
|---|---|---|
| 날짜 | 9월 11일 (금) | 9월 15~16일 |
| 한국시간 | 9/11 밤 21:30 | 9/17 새벽 03:00 |
| 무슨 날인가 | 성적표가 나오는 날 | 그 성적표로 점수를 매기는 날 |
인상 확률은 59.4%입니다
CME 페드워치를 직접 열어서 읽었습니다. 9월 6일 오전(미 중부시간) 화면 값입니다.
| 9/16 FOMC 결과 | 지금 | 1주 전 | 1개월 전 |
|---|---|---|---|
| 3.50~3.75% 동결 | 40.6% | 43.0% | 45.0% |
| 3.75~4.00% 인상 | 59.4% | 57.0% | 55.0% |
9월 10일 갱신 — 이 확률이 70% 근처까지 올라왔습니다. 나흘 만에 10%포인트 넘게 움직인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고(WTI 100.10달러, 브렌트 105.37달러), 오늘 나온 생산자물가가 연간 5.4%로 예상을 넘겼습니다. 지난달 4.8%에서 올라간 값입니다.
공장에서 나올 때 값이 오르면 몇 달 뒤 소비자 값이 오릅니다. 내일 CPI가 그걸 확인해주느냐가 관건입니다.

어렵게 볼 것 없습니다. 칸이 100개 있는데 그중 59칸에 “올린다”가 적혀 있다는 뜻이죠.
나머지 41칸에는 “안 올린다”가 적혀 있습니다. 확률은 예언이 아니라 칸 세기입니다.
그러니 59.4%를 “거의 확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10번 중 4번은 반대로 간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뉴스로 보면 이 숫자가 널뜁니다

같은 기간인데 기사에 실린 값을 이어 붙이면 37% → 70% → 52%로 출렁입니다. 심지어 70%와 52%는 같은 날이고요.
기사마다 인용 시점과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수점까지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안 되는 숫자들이죠.
발표 숫자도 소수점까지 믿으면 안 됩니다

미국 통계국은 월간 물가를 소수점 한 자리로 반올림해 발표합니다. 근원 물가가 석 달 연속 “0.2%”로 찍혀도 실제 값은 0.15%일 수도, 0.24%일 수도 있죠.
| 반올림 전 실제값 | 3개월 연율 |
|---|---|
| 각 0.15% | 1.81% (목표 아래) |
| 각 0.20% | 2.43% |
| 각 0.24% | 2.92% (3% 근처) |
뉴스에서 “3개월 연율 2.8%”라고 하면, 그 소수점은 믿지 마세요.
8월 물가는 얼마로 예상되나
| 7월 (확정) | 8월 (예상) | |
|---|---|---|
| 헤드라인 월간 | +0.1% | +0.36% |
| 근원 월간 | +0.2% | +0.20% |
| 근원 연간 | 2.5% | 2.38% |
9월 10일 갱신 — 월가 컨센서스는 나우캐스트보다 높습니다.
| 7월 (확정) | 8월 (월가 예상) | |
|---|---|---|
| 헤드라인 월간 | +0.1% | +0.4% |
| 헤드라인 연간 | 3.4% | 3.4% |
| 근원 월간 | +0.2% | +0.4% |
| 근원 연간 | 2.5% | 2.4% |
갈리는 지점이 근원 월간입니다. 나우캐스트는 +0.20%인데 월가는 +0.4%를 봅니다. 두 배 차이예요.
유가가 올린 건 헤드라인입니다. 근원에는 기름값이 안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근원까지 +0.4%가 나오면 기름 탓으로 돌릴 수 없게 됩니다. 그때 인상 확률이 한 번 더 뜁니다.
근원은 내려오는데 헤드라인 월간이 튑니다. 그 한 달만 연율로 환산하면 4.41%고요.
매파는 헤드라인을, 비둘기는 근원을 인용할 겁니다. 같은 발표를 두고 정반대 해석이 나올 판이죠.
참고로 7월 FOMC 표결은 9대 3 동결이었습니다. 과반이 되려면 네 명이 더 넘어와야 하는데, 의사록에 적힌 조건이 “물가가 내려오지 않으면”입니다. 그 조건을 판정하는 게 9월 11일이고요.
9월 11일 밤에 채점할 다섯 가지
발표가 끝나면 아래를 그대로 채점해서 올리겠습니다. 미리 적어두는 건, 나중에 말을 바꾸지 않으려고요.
- 근원 물가 월간이 +0.2% 이하인가, +0.3% 이상인가
- 발표 그 한 시간에 금이 몇 달러 움직였나 — 8월의 51달러보다 컸나
- 그 한 시간 안에서 위아래를 다 찍었나, 한 방향으로만 갔나
- 발표일 하루 변동폭이 평상시 중앙값 1.72%를 넘겼나
- 인상 확률 59.4%가 어디로 갔나
2번과 3번은 이번에 처음 넣는 항목입니다. 시간봉 표본을 쌓기 시작하는 첫 회차라서요.
자주 묻는 질문
9월 CPI 발표 한국시간은 몇 시인가요?
9월 11일 금요일 밤 9시 30분입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30분이고요.
미국이 서머타임 중이라 한국과 13시간 차이입니다. 11월에 서머타임이 풀리면 밤 10시 30분으로 한 시간 밀립니다. 발표 시각은 늘 미 동부 8시 30분으로 고정이고, 바뀌는 건 우리 쪽 시계입니다.
CPI와 PPI는 뭐가 다른가요?
PPI는 공장에서 나올 때 값, CPI는 우리가 살 때 값입니다. 공장 값이 먼저 오르고 몇 달 뒤 소비자 값이 따라 오릅니다.
오늘 나온 8월 PPI가 연간 5.4%였습니다. 지난달 4.8%에서 올라갔어요. 그래서 내일 CPI를 더 무겁게 보는 겁니다.
발표 나오면 금리가 바로 오르나요?
연준 기준금리는 9월 16일 회의에서 정합니다. 다만 시장 금리는 발표 직후 바로 움직입니다.
지금 미국 10년물이 4.9%대, 30년물은 5.28%로 2007년 이후 최고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올라왔는지는 30년물 금리 글에 만기별로 뜯어놨습니다.
CPI 발표날 금리가 정해지나요?
아닙니다. 9월 11일은 물가 지표가 나오는 날이고, 금리는 9월 15~16일 FOMC에서 정합니다. 결정은 한국시간 9월 17일 새벽 3시에 나오고요.
CPI가 높게 나오면 금은 떨어지나요?
통념은 그렇습니다. 물가가 높으면 금리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금이 빠진다는 순서죠.
다만 제가 2년치 412거래일로 직접 세어보니 금과 실질금리의 상관계수가 −0.15밖에 안 됐습니다. 반대로 움직인 날은 54.8%로 거의 동전 던지기였고요. 계산은 금리와 금값 2년치 재계산에 전부 적어뒀습니다.
방향을 예상하는 근거로 쓰기엔 약합니다.
그럼 발표일에 금 포지션을 들고 있어도 되나요?
그건 각자 판단할 몫이고, 이 글은 판단에 쓸 숫자를 드리는 데까지입니다. 다만 집계로 나온 사실은 두 개입니다. 하루 전체로는 평상시보다 조용했고, 발표 그 한 시간은 직전 한 시간의 5.6배였습니다.
발표 직후에 들어가면 되나요?
그 시간대는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체결이 밀립니다. 위의 8월 12일 봉을 보면 방향을 맞혀도 손절이 먼저 걸릴 수 있다는 게 그대로 보이고요.
헤드라인과 근원은 뭐가 다른가요?
헤드라인은 전부 넣은 물가, 근원은 에너지와 식품을 뺀 물가입니다. 기름값과 채솟값은 널뛰기가 심해서, 흐름을 보려면 근원을 봅니다.
이 숫자들은 어디서 나온 건가요?
금값은 MT5 XAUUSD 봉을 직접 받아 셌습니다. 발표 날짜는 미국 노동통계국 공지, 확률은 CME 페드워치 화면, 예상치는 클리블랜드 연은 나우캐스트입니다. 표마다 아래에 적어뒀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는 2026년 9월 6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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