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83%입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금은 4,414달러, 사상 최고 근처예요.
교과서대로면 이러면 안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은 빠져야 하니까요. 저도 엿새 전에 그렇게 썼습니다. 168일치를 세어서 상관계수 −0.81이 나왔다고요.
그 글 끝에 이렇게 적어뒀습니다. “표본을 늘려 다시 계산하면 결과를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늘려서 다시 계산했습니다. −0.15가 나왔습니다.
먼저, 상관계수가 뭔지부터
두 가지가 얼마나 붙어 다니는지를 −1에서 +1 사이 숫자 하나로 나타낸 겁니다.
- +1 —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도 반드시 오릅니다
- 0 — 아무 관계 없습니다. 동전 던지기예요
- −1 —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내립니다
“금리 오르면 금 빠진다”가 사실이라면 이 숫자가 −1 근처여야 합니다. 엿새 전 제 −0.81은 거기에 꽤 가까웠어요. 그래서 저도 믿었습니다.
이번엔 2년치로 셌습니다
표본을 2025년 1월 2일부터 2026년 9월 9일까지로 늘렸습니다. 공통 거래일 412일입니다. 168일이 412일이 됐어요.
금값은 런던금시장협회(LBMA) 오후 고시가를 썼습니다. 세계에서 금 거래의 기준으로 쓰는 값입니다. 금리는 미국 재무부가 매일 올리는 10년물을 그대로 받았고요. 둘 다 누구나 열어볼 수 있는 공개 자료입니다.

위가 금, 아래가 실질금리입니다. 눈으로 보면 딱히 반대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안 옵니다.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더 이상합니다. 금리는 2.23%에서 2.46%로 올랐는데, 금은 2,646달러에서 4,414달러로 67% 올랐습니다.
그래서 숫자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엿새 전 글 | 이번 재계산 | |
|---|---|---|
| 표본 | 168일 | 412일 |
| 수준 상관 (실질금리) | −0.81 | −0.15 |
| 수준 상관 (명목금리) | −0.74 | −0.21 |
| 하루 단위 상관 | −0.27 | −0.08 |
| 반대로 간 날 | 64.1% | 54.8% |
맨 아랫줄이 제일 아픕니다. 반대 방향으로 간 날이 54.8%예요. 동전을 던지면 50%가 나옵니다. 거의 동전 던지기입니다.
혹시 제가 계산을 다르게 한 건 아닐까 싶어, 엿새 전과 똑같은 기간만 잘라서 다시 돌려봤습니다. −0.816이 나왔습니다. 그때 보고한 −0.809와 사실상 같아요. 즉 방법이 바뀐 게 아니라 표본이 바뀐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이게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그림입니다. 하나씩 보시면요.
- 2025년만 보면 −0.666. 강한 역상관입니다
- 2026년만 보면 −0.805. 역시 강합니다
- 두 해를 합치면 −0.153. 관계가 거의 사라집니다
각각 보면 강한데 합치면 사라진다니, 처음 보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초등학교 한 반에서 키가 큰 아이가 몸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6학년 한 반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1학년 반과 6학년 반을 섞어놓고 재면 어떻게 될까요? 6학년은 전부 크고 무겁습니다. 학년이라는 덩어리 차이가 반 안의 관계를 덮어버립니다.
금도 똑같습니다. 2025년 금은 2천 달러대에서 놀았고, 2026년 금은 4천~5천 달러대에서 놉니다. 금리와 상관없이 레벨 자체가 통째로 올라갔어요. 그 이동이 워낙 커서 해마다 있던 관계를 덮어버린 겁니다.
“뒤집힌 적은 없다”고 썼는데, 틀렸습니다
엿새 전 글에서 제가 이렇게 썼습니다. 60일씩 잘라서 108번 계산했더니 양수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요. 약해진 적은 있어도 방향이 뒤집힌 적은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2년치로 같은 걸 353번 돌렸습니다.

353번 중 120번이 양수였습니다. 34%입니다. 크게 두 구간이었어요. 2025년 4월~7월, 그리고 2025년 11월~2026년 2월. 최고는 +0.67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세 번째 구간입니다. 9월 9일 기준 +0.25예요. 최근 60일만 보면 명목금리 기준으로는 +0.49까지 올라갑니다. 지금 금과 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 국면을 숫자로 보면
실질금리가 2.40%를 넘긴 날이 2년 중 26일입니다. 전부 7월 23일 이후에 몰려 있어요. 2년 통틀어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그 26일 동안 금은 4,044달러에서 4,414달러가 됐습니다. 9.1% 올랐어요.
덧붙이면, 시장이 보는 기대 인플레이션(명목금리 − 실질금리)은 2년 내내 2.17%~2.49% 사이였고 지금 2.37%입니다. 거의 안 움직였어요. “인플레 기대 때문에 금이 올랐다”로도 설명이 안 됩니다.
그럼 오늘 금이 빠진 건 금리 때문인가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게 이 글의 결론이에요.
오늘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 미 재무부가 장기채를 60억 달러 사주겠다고 했는데, 평소의 세 배인데도 시장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봤습니다. 사줄 사람이 적으면 채권값이 내리고, 채권값이 내리면 금리가 오릅니다
- 미국-이란 긴장으로 유가가 몇 달래 최고입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더 조입니다
- 오늘 밤 PPI, 내일 CPI가 있습니다. 지표 앞에서는 원래 포지션을 줄입니다
- 어제 미국 증시가 빠졌습니다. 다우 −0.77%, 나스닥 −0.64%. 주식 손실을 이익 난 금으로 메우는 흐름이 나옵니다
반대편에도 재료가 있습니다. 8월 한 달 금 ETF로 180억 달러가 들어왔고, 중국 인민은행이 20.2톤을 샀습니다. 2023년 이후 최대 매입이에요. 이런 수요는 금리를 보고 사는 돈이 아닙니다.
금리 하나로 오늘을 설명하면 편합니다. 다만 제 데이터가 그걸 뒷받침해주지 않습니다.
남는 것 세 줄
- “금리 오르면 금 빠진다”는 2년치로는 −0.15입니다. 방향을 설명하는 힘이 생각보다 약합니다
- 같은 데이터도 어디서 자르느냐에 따라 −0.81도 되고 +0.25도 됩니다. 상관계수 하나만 들고 오는 글은 표본 구간부터 확인하세요
- 지금은 부호가 뒤집혀 있는 국면입니다. 금리가 올라도 금이 같이 오르는 시기가 2년 중 34%였고, 지금이 그 안에 있습니다
이 계산의 한계
- 2년도 짧습니다. 이번에 168일이 412일이 되면서 답이 뒤집혔듯, 5년으로 늘리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닙니다. 같이 움직인다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
- 금값을 LBMA 오후 고시가로 바꿨습니다. 엿새 전 글은 제 계좌 종가를 썼어요. 다만 같은 기간을 다시 계산했을 때 −0.816 대 −0.809로 사실상 같아서, 이 차이가 결과를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 2025~2026년은 연준 의장이 바뀌고 인상 논쟁이 붙은 특수한 시기입니다
5년으로 늘려서 다시 계산하겠습니다. 그때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글
이 글이 뒤집은 원래 글은 그대로 두겠습니다. 지우면 무슨 근거로 뭘 고쳤는지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요.
국채 금리 자체가 낯설다면 2년물·10년물·30년물이 뭐가 다른지 정리한 글부터 보시면 됩니다.
데이터는 미국 재무부 일일 실질수익률 곡선과 LBMA 금 가격에서 받았습니다. 같은 자료로 직접 세어보실 수 있습니다.
제 링크로 개설하셔도 추가 비용은 없고 거래 조건도 같습니다. 대신 저는 브로커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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