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28%입니다.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본 게 2007년이에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입니다.
19년 만입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다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연준은 지난 1년 동안 금리를 내렸습니다.
만기별로 늘어놓고 보면
국채는 만기가 여러 개입니다. 1개월짜리도 있고 30년짜리도 있어요. 1년 전과 지금을 같이 그려봤습니다.

두 선이 X자로 교차합니다. 이게 이 글의 전부입니다.
왼쪽 끝, 그러니까 1개월물만 내려갔습니다. 4.25%에서 3.81%로요. 연준이 실제로 손대는 구간이 딱 거기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올랐습니다. 그것도 많이요.
| 만기 | 1년 전 | 지금 | 변화 |
|---|---|---|---|
| 1개월 | 4.25% | 3.81% | −44bp |
| 1년 | 3.68% | 4.17% | +49bp |
| 2년 | 3.54% | 4.43% | +89bp |
| 3년 | 3.48% | 4.49% | +101bp |
| 5년 | 3.61% | 4.61% | +100bp |
| 10년 | 4.08% | 4.83% | +75bp |
| 30년 | 4.72% | 5.28% | +56bp |
bp는 0.01%포인트입니다. 100bp면 1%포인트예요.
연준이 내린 구간과 시장이 올린 구간이 정반대입니다. 연준이 못 건드리는 곳일수록 더 많이 올랐어요.
짧은 금리와 긴 금리는 정하는 사람이 다릅니다
여기가 헷갈리는 지점이라 짚고 갑니다.
짧은 금리는 연준이 정합니다.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면 1개월, 3개월짜리가 바로 따라 움직입니다.
긴 금리는 시장이 정합니다. 30년짜리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매일 값을 붙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30년물이 5.28%라는 건, 시장이 미국 정부한테 “30년이나 빌려주려면 이자 5.28%는 줘야겠다”고 요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1년 전엔 4.72%면 빌려주겠다고 했어요. 같은 나라한테 요구하는 이자가 1년 만에 올라간 겁니다.
30년물이 5%를 넘긴 뒤로 안 내려옵니다

작년 4월엔 4.41%였습니다. 거기서 87bp가 올랐어요.
그래프에서 보실 건 높이가 아니라 모양입니다. 예전엔 5%를 찍으면 다시 내려왔는데, 올해 여름부터는 5%가 바닥처럼 굳었습니다.
왜 올랐나 — 네 가지가 겹쳤습니다
유가가 세 자릿수를 뚫었습니다
WTI가 4.2% 올라 배럴당 100.10달러, 브렌트는 105.37달러입니다. 7월 이후 최고예요.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시끄럽습니다. 기름값은 곧바로 물가로 넘어갑니다.
생산자물가가 다시 붙었습니다
오늘 나온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연간 5.4%입니다. 지난달 4.8%에서 올라갔고 예상보다 높습니다.
공장에서 나올 때 값이 오르면 몇 달 뒤 소비자 값이 오릅니다. 물가가 다시 붙는 신호로 읽힌 겁니다.
AI 회사들이 채권을 쏟아냅니다
AI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1조 5천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오라클 한 곳만 올해 40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에요.
채권이 시장에 많이 나오면 값이 내리고, 채권값이 내리면 금리가 오릅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돈이 국채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는 겁니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팔고 있습니다
엔화를 방어하려고 도쿄가 미 국채를 반복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큰 손님 중 하나가 파는 쪽으로 돌아선 거예요.
여기에 미 재무부가 장기채 매입 규모를 60억 달러로 평소의 세 배로 늘렸는데, 시장은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안 잡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저는 금리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예측하는 쪽도 지금 틀리고 있어서요.
찰스 슈왑이 올해 중반에 낸 전망이 10년물 4~4.5% 범위였습니다. 오늘 4.93%까지 갔어요. 이미 위로 뚫렸습니다.
대신 어디를 보면 방향이 갈리는지는 적어둘 수 있습니다.
시장이 지금 값에 넣어둔 건 9월 인상 확률 70% 근처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55%대였는데 유가와 물가지표가 확 올려놨어요.
- 내일 소비자물가(CPI) — 생산자물가가 5.4%로 올라왔습니다. 소비자물가까지 따라 오르면 인상은 거의 굳습니다. 반대로 잠잠하면 오늘 오른 금리가 되돌 자리입니다
- 9월 16일 FOMC — 인상 여부보다 점도표와 의장 발언이 30년물을 움직입니다
- 9월 18~19일 일본은행 — 일본이 올리면 엔 방어용 미 국채 매도가 줄어듭니다. 미국 금리에 간접적으로 숨통이 트입니다
한 가지 반대로 알기 쉬운 걸 덧붙입니다. 연준이 올려도 30년물은 안 오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내릴 수도 있어요.
연준이 물가를 확실히 잡겠다는 신호로 읽히면, 30년 뒤 물가 걱정이 줄어들거든요. 인상 = 모든 금리 상승, 이 공식은 틀립니다.
자주 받는 질문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은 어떻게 되나요
오늘 기준으로 보면 나스닥 −0.97%, 러셀2000 −1.32%입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더 맞았어요. 빚으로 굴러가는 회사가 이자 부담을 먼저 받기 때문입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금은 떨어지나요
통념은 그렇습니다. 다만 제가 2년치 412거래일로 직접 세어보니 둘의 상관계수가 −0.15밖에 안 됐습니다. 반대로 움직인 날은 54.8%로 거의 동전 던지기였고요.
계산 과정은 금리와 금값 2년치 재계산에 전부 적어뒀습니다.
bp가 무슨 뜻인가요
베이시스 포인트의 줄임말이고 0.01%포인트입니다. 100bp가 1%포인트예요. 4.72%에서 5.28%로 오른 건 56bp 상승입니다.
2년물과 10년물, 30년물은 뭐가 다른가요
원금을 언제 돌려받느냐, 그것 하나 차이입니다. 보는 것도 달라요. 만기별로 뭐가 다른지 정리한 글에 하루치 곡선으로 설명해뒀습니다.
정리
30년물 5.28%는 2007년 이후 최고입니다. 다만 연준이 올린 게 아닙니다. 연준이 손대는 1개월물은 오히려 44bp 내렸어요.
올린 건 시장입니다. 유가, 물가, AI 회사채, 일본의 매도. 전부 연준 회의실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음 주 FOMC 결과만 보고 금리 방향을 예상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금리 숫자는 미국 재무부 일일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직접 받았습니다. 누구나 열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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