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 미국이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올립니다. 확률 85%예요.
그런데 지난 금요일에 나온 물가는 예상보다 낮았습니다. 근원 물가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였고요.
물가가 잡히는데 금리를 올린다니, 앞뒤가 안 맞아 보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1. 지금 확률 — 100명 중 85명

이 확률은 예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돈이 걸려 있는 비율입니다. 금리 선물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붙인 값이에요.

한 달 만에 55%에서 85%로 왔습니다. 마지막 하루에만 14%포인트가 뛰었어요. 물가가 나온 날입니다.
2. 3년 만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면

마지막 인상이 2023년 7월이었습니다. 그 뒤로 연준은 내리기만 했어요.
7월 회의에서도 동결이었습니다. 다섯 번 연속이었죠. 다만 그때 세 명이 인상에 표를 던졌습니다. 과반이 되려면 네 명만 더 넘어오면 됩니다.
중요한 건 방향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내리던 흐름이 올리는 흐름으로 도는 자리라, 한 번의 인상보다 「앞으로 몇 번 더」가 훨씬 크게 움직입니다.
3. 물가는 오히려 좋게 나왔습니다

파란 두 칸을 보세요. 근원 월간은 예상보다 0.1%포인트 낮았고, 근원 연간 2.4%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값입니다.
근원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물가입니다. 날씨나 전쟁으로 널뛰는 항목을 빼고 진짜 흐름만 보려고 만든 숫자예요.
그 숫자가 5년 만에 최저입니다. 그런데도 인상 확률이 뛰었습니다.
4. 범인은 휘발유입니다

휘발유가 1년 새 27.4% 올랐습니다. 8월 한 달만 봐도 3.9%고요. 7월엔 2.9% 내렸는데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노동통계국이 직접 밝혔습니다. 8월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이 휘발유 때문이라고요.
여기서 앞의 모순이 풀립니다. 근원 물가에는 기름값이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근원만 얌전하게 나온 거예요. 사람들이 실제로 내는 돈은 오르고 있는데 말이죠.
5. 기름값이 금리를 올리는 경로

맨 앞 칸이 진짜 원인입니다. 평시 하루 100척이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에 지금 5척이 다닙니다. 미국-이란 갈등 때문이에요.
길이 막히니 기름값이 오르고, 기름값이 휘발유로, 휘발유가 물가로, 물가가 금리로 넘어옵니다.
자세한 해협 상황은 국제유가 100달러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연준이 무서워하는 건 사실 8월이 아니라 9월입니다. 물가 조사는 8월까지인데, 유가가 100달러를 넘긴 건 9월이거든요. 아직 물가에 안 들어간 기름값이 남아 있습니다.
외신 원문 그대로, 그리고 무슨 뜻인지
제가 요약해서 옮기면 제 해석이 섞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놓고 옆에 뜻을 답니다. 링크를 눌러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index for gasoline rose 3.9 percent in August, accounting for over one third of the monthly all items increase.”
8월 휘발유 지수가 3.9% 올랐고, 이는 월간 전체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건 언론 해석이 아니라 통계를 만든 기관이 직접 쓴 문장입니다. 8월 물가가 오른 주된 이유가 휘발유라는 걸 정부가 스스로 밝힌 겁니다.
“the Fed will have to hike in order to help inflation return toward the 2% target”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려면 연준은 금리를 올려야만 할 것이다.
「올릴 수도 있다」가 아니라 「올려야만 한다」입니다. 발표 전까지 관망하던 대형 운용사들이 하루 만에 말투를 바꿨습니다.
“A rate hike next week is all but assured.”
다음 주 금리 인상은 사실상 확정이다.
「all but assured」는 「거의 확실」이라는 관용구입니다. 확률 85%를 말로 옮기면 이 표현이 됩니다.
“We are changing our Fed call from a hold to a 25bps hike at the FOMC meeting”
우리는 이번 FOMC에 대한 전망을 동결에서 0.25%포인트 인상으로 바꾼다.
기관이 전망을 공개적으로 뒤집는 건 드문 일입니다. 그만큼 물가 발표가 결정적이었다는 뜻입니다.
반대편 목소리도 있습니다
“standalone hike”
단발성 인상.
같은 인상이라도 「이번 한 번으로 끝」과 「연속 인상의 시작」은 완전히 다릅니다. JP모건은 앞쪽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공급망이 빨리 풀리거나 물가가 확실히 식으면 동결할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CNBC도 8월 31일에 「시장은 의장이 인상을 지지한다고 보지만, 모두가 확신하는 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다뤘습니다. 85%는 15%가 반대편에 걸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짚습니다. JP모건은 8월 초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는 경제가 감당 가능하다고 봤고, 140달러를 넘으면서 주식까지 무너지면 경기 침체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지금 100달러니 그 사이 어딘가입니다.
6. 그날 새벽 세 갈래로 갈립니다

인상 25bp는 이미 값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시장이 잘 안 움직여요.
갈리는 건 점도표입니다. 위원들이 앞으로 금리를 어디까지 볼지 점으로 찍어놓은 표인데, 거기에 추가 인상이 몇 개 찍혀 있느냐가 장기 금리를 움직입니다.
지금 30년물 국채가 이미 5.28%로 2007년 이후 최고인 상태에서 맞는 회의라 더 그렇습니다. 왜 여기까지 왔는지는 30년물 글에 만기별로 뜯어놨습니다.
7. 이게 우리한테 오는 경로

돈은 이자를 더 주는 쪽으로 갑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로 돈이 몰리고, 그러면 원화 값이 상대적으로 내려갑니다.
우리는 기름과 원자재를 달러로 삽니다. 원화가 약해지면 같은 물건을 더 비싸게 사와야 해요.
다만 방향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다른 요인도 같이 작용합니다. 크기까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8. 그날 밤 시계 보는 법

숫자보다 기자회견에서 더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발표 직후 한 시간은 위아래를 다 찍고 갑니다. 지난 8월 물가 발표 때 금 1시간봉이 직전 봉의 5.6배로 벌어졌는데, 그 한 시간 안에서 아래로 25달러를 찍고 위로 51달러를 갔습니다. 방향을 맞혀도 손절이 먼저 걸리는 구조예요.
그 집계는 CPI 발표일 금값 23번 세어본 글에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미국 금리 인상 발표 시간은 한국시간 몇 시인가요
9월 17일 목요일 새벽 3시입니다. 기자회견은 3시 30분이고요. 미국 동부시간 9월 16일 오후 2시입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금 몇 퍼센트인가요
3.50~3.75%입니다. 0.25%포인트 올리면 3.75~4.00%가 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은 떨어지나요
통념은 그렇습니다. 다만 제가 2년치 412거래일로 세어보니 금과 실질금리의 상관계수가 −0.15밖에 안 됐습니다. 반대로 움직인 날은 54.8%로 거의 동전 던지기였어요.
계산 과정은 여기에 전부 적어뒀습니다. 방향을 예상하는 근거로 쓰기엔 약합니다.
점도표가 뭔가요
연준 위원들이 앞으로 금리를 어디까지 볼지 각자 점 하나씩 찍어 만든 표입니다. 이름은 안 나오고 점만 나옵니다. 그 점들이 위로 몰려 있으면 매파, 아래로 몰려 있으면 비둘기로 읽습니다.
인상하면 주식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주 시장을 보면 작은 회사부터 맞았습니다. 러셀2000 −1.32%, 다우 −0.35%로 네 배 차이였어요. 이유는 여기에 정리해뒀습니다.
결론
물가가 잡히는데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닙니다. 물가에서 기름을 뺐더니 잡힌 것처럼 보였을 뿐입니다.
연준이 보는 건 8월 숫자가 아니라 아직 반영 안 된 9월 기름값입니다. 그래서 근원이 5년 만에 최저인데도 확률이 85%까지 온 겁니다.
사흘 뒤 새벽 3시, 인상 자체는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볼 것은 점도표에 몇 개가 더 찍혀 있느냐 하나입니다.
제 링크로 개설하셔도 추가 비용은 없고 거래 조건도 같습니다. 대신 저는 브로커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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