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반등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재료부터 세어보는데, 이번엔 세어볼수록 한쪽으로 기울더라고요. 지금 금은 아래를 받치는 재료는 있는데, 위로 끌어올릴 재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금 EA를 돌리는 입장에서 이런 구간이 제일 애매해요. 그래서 과거에 금이 언제 다시 올라갔는지, 그 조건을 숫자로 꺼내봤습니다.
금값 반등, 지금 재료부터 세어보면

누르는 쪽은 금리, 연준, 달러, ETF예요. 미국 10년물 금리는 5.28%로 2002년 이후 최고 근처고, 연준은 9월에 올린 데 이어 연말까지 한 번 더 올리겠다는 쪽입니다.
받치는 쪽도 있어요. 중앙은행은 2분기에 289톤을 샀고, 금은 이미 1월 고점에서 26% 빠져 있습니다.
다만 이 재료들은 더 빠지는 걸 막아줄 뿐, 가격을 위로 밀어주진 못해요.
금리가 올라도 금이 오르던 시절은 끝났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이상한 시기였어요. 금리가 1%대에서 4%대로 뛰었는데 금도 같이 올랐거든요.
그 기간 금과 10년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48이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와 상관없이 금을 쓸어 담던 때라 가능했던 일이에요. 그런데 올해만 떼어 보면 상관계수가 -0.74로, 2015~2021년(-0.77)의 옛날 공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쉽게 말해 올해는 금리가 오르면 금이 빠지는 원래 규칙이 다시 작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금값 반등의 첫 번째 조건은 결국 금리입니다.
금값 반등 조건 1 — 10년물 금리가 고점을 찍는 것

2018년 이후 10년물 금리가 크게 고점을 찍은 달이 네 번 있었어요. 그 달 월말부터 6개월 뒤 금값을 보면 네 번 모두 올라 있었습니다.
2022년 10월 고점 뒤엔 6개월 만에 21.8%, 2023년 10월 고점 뒤엔 15.2%였어요. 다만 표본이 네 번뿐이라 법칙이라고 부르긴 어렵고, 무엇보다 고점은 지나고 나서야 고점인 걸 압니다.
그래서 제가 보는 건 금리가 꺾이는 “신호”예요. 어제 10년물 입찰에 5.3%면 사겠다는 돈이 몰린 건 하나의 힌트고요(10년물 입찰 결과).
금값 반등 조건 2 — 연준이 “인상은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것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달 이후를 보면 더 분명해요. 2006년, 2018년, 2023년 세 번 모두 1년 뒤 금이 올라 있었고, 2023년엔 24.5%였습니다.
문제는 지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거예요. 9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 대부분이 연말까지 한 번 더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봤거든요.

그나마 10월 인상 확률은 많이 내려왔어요. 9월 인상 직후 55%였던 게 고용 쇼크 뒤 22%까지 빠졌습니다.
대신 12월까지 한 번 이상 올릴 확률은 여전히 89% 안팎이에요. 시장은 10월은 쉬고 12월에 올린다를 기본 그림으로 보고 있는 거죠.

이 그림을 바꿀 수 있는 게 고용이에요. 9월 일자리는 2.9만 개였고, 최근 석 달 평균은 5만 개 정도입니다.
이런 숫자가 이어지면 연준이 12월 인상을 미룰 명분이 생겨요. 다음 고용 발표는 11월 6일 밤 10시 30분입니다(9월 고용지표 정리).
금값 반등 조건 3 — 달러가 꺾이는 것

올해 금 장중 최고가 나온 1월 29일, 연준 광의 달러지수는 올해 최저였어요. 그 뒤로 달러가 오르는 동안 금은 내려왔습니다.
8월에 달러가 잠깐 밀렸을 때 금은 한 달에 10% 올랐어요. 지금 달러는 10월 1일 올해 최고를 찍은 상태라, 이게 꺾이는지가 세 번째 조건입니다.
금값 언제 오르나, 체크리스트로 보면

세 가지 조건 중 지금 켜진 불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을 반등을 기다리는 구간이라기보다, 조건이 하나씩 켜지는지 지켜보는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날은 10월 14일 밤 9시 30분 CPI예요. 물가가 약하게 나오면 금리와 달러가 같이 내려갈 수 있고, 뜨겁게 나오면 10월 인상 확률부터 다시 뛸 수 있습니다(CPI 발표 한국시간).
금이 왜 여기까지 빠졌는지는 금값 하락 이유에, 고점에 산 사람이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는 25년 치 금 하락 기록에 정리해뒀어요.
10월 9일 업데이트: 10년물이 5.37%를 찍고 내려오면서 첫 번째 조건이 깜빡이기 시작했어요. 국제 금값 반등 원인에 정리했습니다.
CPI가 체크리스트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는 10월 CPI 예상치에서 미리 짚어뒀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금값 반등 가능성은 있나요?
받치는 재료(중앙은행 매수, 26% 하락)는 있지만 끌어올릴 재료는 아직 없어요. 10년물 금리 고점, 연준의 인상 종료 신호, 달러 약세 중 하나라도 켜지는지가 관건입니다.
금값 언제 오르나요?
정해진 날짜는 없어요. 과거엔 10년물 금리가 고점을 찍은 뒤 6개월 동안 4번 모두 금이 올랐는데, 고점은 지나고 나서야 확인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왜 떨어지나요?
금은 들고 있어도 이자가 없어서, 국채 이자가 높아질수록 금을 들고 있을 이유가 약해져요. 올해 금과 10년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74였습니다.
연준 금리 인상이 끝나면 금값은 오르나요?
2006년, 2018년, 2023년 마지막 인상 1년 뒤 금은 각각 5.5%, 18.3%, 24.5% 올랐어요. 표본이 세 번이라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됩니다.
금값 바닥은 어디인가요?
바닥은 미리 알 수 없어요. 올해 종가 기준 최저는 7월 16일 3,977달러였고, 10월 7일 장중엔 4,066달러까지 밀렸습니다.
이 글은 과거 데이터와 조건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시점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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